대통령 배출한 자리…한강·국회광장 조망 로열층…의원회관 '명당' 잡기 경쟁

입력 2016-04-24 17:35  

MB 쓰던 312호·노무현 638호
"기운 받자" 치열한 쟁탈전

한강 보이는 6층이상 인기
안철수, 518호 계속 사용



[ 홍영식 기자 ] 20대 국회 개원(5월30일)을 한 달여 앞두고 당선자들이 의원회관 방 배정을 놓고 치열한 물밑 경쟁을 하고 있다. 전망이 좋고 당선 확률이 높은 ‘명당’을 잡기 위해서다.

지상 10층, 지하 5층 규모의 의원회관은 구관과 2013년 완공된 신관을 연결해 ‘ㄷ’자 형태로 돼 있다. 국회 관계자는 24일 “상임위원회별로 같은 구역에 배치하도록 하는 등의 원칙을 각 당에 통보하면 여야 원내대표실에서 구체적인 방 배정 작업을 할 예정”이라며 “벌써 ‘로열층’을 잡으려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방 배정과 관련한 특별한 규정은 없다. 보통 선수(選數)와 연령을 기준으로 한다. 중진급 의원들이 ‘명당’을 차지해온 것이 관례다. 구관 6~8층 가운데 국회 광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방들이 가장 인기가 있다.

19대 국회에서 정의화 국회의장(844호)과 새누리당 강창희(744호)·김무성(706호)·이재오(818호)·황우여(848호)·이주영(819호)·심재철(714호)·정병국(828호)·이병석(846호)·최경환(746호) 의원, 더불어민주당 정세균(718호)·박병석(804호)·이석현(813호)·원혜영(816호)·전병헌(810호)·최규성(707호) 의원, 국민의당 박주선(708호)·김동철(726호) 의원 등이 이곳을 사용해왔다.

이번 총선 결과 전·현직 국회의장인 강창희·정의화 의원과 이병석 의원 등이 불출마했고, 이재오·황우여·전병헌·최규성 의원 등이 낙선·낙천하자 ‘빈집’을 선점하려는 당선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신관 북서쪽의 6층 이상도 한강과 양화대교가 보이는 조망 때문에 인기가 있다. 2012년 19대 국회 개원 당시 신관 6층에 대권주자와 여야 원내대표 등이 대거 입주해 ‘실세층’ ‘신 명당자리’로 불렸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620호)과 그 왼쪽에 당시 ‘복박(復朴·박근혜계로 돌아온 친박)’으로 불린 진영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의장(622호), 오른쪽 하나 건너 이한구 원내대표(618호)가 자리 잡았다.

민주당(더민주 전신)의 박지원 당시 원내대표실은 615호다. 박지원 현 국민의당 의원은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을 의미하는 이 방을 이번에도 그대로 쓴다는 방침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518호를 계속 사용하기로 했다.

같은 방향 9층엔 당시 민주당에서 한명숙(919호)·김한길(918호)·김진표(920호) 의원, 새누리당에선 유승민 의원(916호)과 서병수 사무記?914호) 등이 자리 잡았다.

대통령을 배출한 방도 명당으로 여겨져 자리싸움이 치열하다. ‘대통령의 정기’를 받아 선거에서 이긴다는 믿음 때문이다. 다만 이번 총선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사용한 312호(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와 노무현 대통령이 쓴 638호(임수경 더민주 의원)는 방 주인들이 생환에 실패하거나 불출마해 ‘빈집’이 된다. 반면 박근혜 대통령이 사용한 545호의 주인인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은 재선에 성공해 사무실 ‘수성’에 나선다. 햇볕도 잘 들지 않는 건물 안쪽 저층 사무실은 주로 초선들에게 돌아가는 게 관례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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